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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타격을 잘 할 수 있다

당신도 타격을 잘 할 수 있다

‘당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감히 타격을 잘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과연 그렇게 잘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확신이 있는지 의심할 것이다. 그것에 대한 답으로 나는 ‘잘 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방법을 제시 할 수 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어떻게 하면 타격을 잘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타격에 대한 모든 생각을 모두 버려라!’가 당신을 좋은 타자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조건이다. 기본적으로 지금 현재 타격을 잘 하고 있다면 굳이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잘 하고 있는 것을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내용이 필요한 선수는 타격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다. 내가 직접 지도해본 선수들(프로, 아마추어 엘리트, 그리고 사회인)을 보며 느꼈던 공통점을 설명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시합 상황에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타격 이론들로 인해 정작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나는 타격을 잘 하지 못하는 선수’라고 포기하는 모습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미국의 중학교 1학년 잭(ZACH) 선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 친구는 전년도 정규 40여 게임에서 고작 안타를 5개 밖에 치지 못했다고 한다. 아들인 건우가 이 팀에 처음 들어 갔을 때 잭의 부모가 너무나 호의적으로 대해 준 것이 고마워 이 선수를 돕기로 하고 건우와 같이 훈련을 할 기회를 가졌다. 처음에 언더 토스 배팅을 하는데 헛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며 그 친구를 자세히 관찰하게 되었다. 이 선수는 야구를 해 오는 동안 스스로에게 갇혀 있다는 모습을 느끼게 되었고 타격 이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한 이 친구와 같이 훈련을 하다 보니,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하는 모습도 발견하였다.

타이밍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타자 스스로의 힘 전달 타이밍, 그리고 투수와의 타이밍이다. 그래서 잭에게 단순하게 “아무 생각하지 말고 내가 볼을 던지기 위해 팔을 뒤로 빼면 너는 반대로 스트라이드를 하고 앞으로 전진해라. 그리고 볼을 던지면 보이는 대로 쳐 봐라”라고 아주 단순하게 지시했더니 조금씩 볼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점 얼굴이 펴지기 시작했고 연습이 진행될 수록 아들인 건우보다 더 좋은 타격을 하는 모습에 나도 적잖이 놀랐다.

연습을 마친 후 잭에게 나는 “타석에 들어가서는 투수만 보고 쳐라, 너무 많은 생각은 하지 말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겨라”라는 말을 해 주었다. 그 날 이후 잭은 다른 선수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며칠 후 중요한 게임, 1사 주자 만루에서 누구도 예상 못한 싹쓸이 3루타를 날리며 자신감에 정점을 찍었다. 또한 올해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게임이 즐거운 선수로 변하였다. 만약 이 선수에게 내가 지금까지 공부한대로 ‘타격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운동역학적으로 신체 분절의 순서에 따라 지면 반력을 이용한 후 무릎으로 힘을 전달하고 허리가 리드해서 인-아웃 스윙을 통해 강하게 볼을 쳐야 한다. 그리고 스윙은 슬라이트 업 스윙이 기본인데, 투수가 던지는 볼은 회전하는 물체에 작용하는 공기의 압력차에 의해 변화하는 매그너스 이팩트 효과 때문이며 타자는 그 변화하는 양 만큼 잘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면 과연 잭이 받아 들였을까? 결론은 전혀 아닐 확률이 높다.

두 번째는 올 여름에 서울대에서 있었던 야구 교실에서 만났던 친구로 배트를 잡고 있는 위치가 아주 낮아(거의 허리 부근에 들고 있었음) 약간 높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전부 헛 스윙을 했다. 그래서 배트를 어깨에 걸치고 있다가 투수가 던지면 쳐보라고 했더니 공을 정타로 맞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날 게임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치며 당당히 MVP에 선정되었다. 그날 환하게 웃던 그 친구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내가 굳이 이렇게 중학교 선수와 순수 아마추어 선수를 이야기하는 것은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는 더 쉽게 해결 할 수 있기 때문에 실력이 부족하거나 혹은 평범한 일반인들도 좋아질 확률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지도해 본 대부분의 선수들은 자기가 어디를 고치면 좋아지겠냐고, 그리고 얼마나 연습하면 되겠냐고 본인의 타격 폼에 대해 묻는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답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자기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지 알고 싶은 것이 아닐 때가 많다. 그리고 엘리트 선수들이나 사회인 선수들이나 너무나 많은 이론적 지식의 감옥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우리는 타격에 대한 고정 관념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준비자세, 스트라이드, 타이밍, 다운 스윙 등등 너무나 많은 이론에 사로 잡혀 있다. 그렇다 보니 타석에서 불필요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며 정작 행동으로 움직이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투수가 던지는 145k㎞의 볼이 대략 0.4초 내외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타자 앞을 지나가는데 무슨 이론이 필요하단 말인가?

나는 타격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선수시절, 그리고 코치 더 나아가 미국에서 3년 동안 실전, 연습방법 그리고 운동역학 등을 공부하며 매달렸다. 그래서 나름대로 찾은 부분이 본능에 맡기라는 것이다. 보통 타격이 약한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본능을 막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았는데 반대로 그 부분을 해소시켜주고 효과적인 연습을 병행한다면 감히 당신도 타격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이 종열
이 종열
SBS Sports 야구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