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NC의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다녀와서(3)

NC의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다녀와서(2)
<73>NC의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다녀와서(2)
2014년 10월 20일
NC의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다녀와서(4)
<75>NC의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다녀와서(4)
2014년 11월 3일
NC의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다녀와서(3)

NC의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다녀와서(3)

수비의 포구 자세는 최대한 낮추어 잡으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그럼 낮은 자세란 과연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걸까. 코치들마다 기준이 다르고 애매한 부분이 있다. 잘 잡았으면 잘 던져야 하는데 너무 낮은 자세로 볼을 잡게 되면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 그래서 포구 자세는 무릎의 각도가 중요하다.

먼저 타구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준비 자세가 필요한데 사람이 몸을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무릎의 각도는 테니스의 서브 리시브 자세나 서전트 점프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약 15~20도 사이다. 의자에 앉게 되면 무릎의 각도는 거의 90도에 가까우니 이는 아주 낮은 자세는 아니다. 볼을 잡기 위해서는 자세를 낮추어야 하는데 이유는 기저면(바닥에 신체의 중심이 미치는 면적)을 넓게 해 안정적인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다. 양쪽 다리를 벌리고, 몸을 웅크리듯 하고 허리의 높이를 낮추는 자세를 말한다. 하지만 더 안정적인 자세를 위해서, 즉 기저면을 더 넓게 하기 위해서는 다리를 더 벌려야 하며 허리 중심을 더 낮추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반대로 빠른 움직임이 어렵다. 볼이 굴러 오면서 어떻게 튈지 모르고 바운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낮은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정확한 포구 후에는 정확한 송구를 해야 하기 때문이며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세로 볼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포구 후 정확한 송구를 하기 위해서 볼을 잡는 무릎의 각도는 30~40도 전후가 이상적이다. 그 자세에서 상체를 앞쪽으로 숙이면 볼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고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도 있다. 또 볼을 잡게 되면 몸이 약간 앞쪽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전진하면서 송구할 수 있는 자세가 나올 확률이 높다.

마찬가지로 송구 동작도 몸을 잘 이용해야 한다. 투수가 볼을 잘 던지기 위해 지면보다 높은 위치에서 밑으로 내려가며 던지는 이유는 그만큼 가속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야수들은 스텝을 하면서 더 큰 가속도를 낼 수 있다. 볼을 잡고 던지고자 하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며 스텝을 하면 더 적은 힘으로 정확한 송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는 전제 조건이 따른다. 타격과 마찬가지로 지면부터 시작하는 신체 분절의 순서에 따라 힘이 전달되어야 한다. 이런 내용들을 강민국 선수에게 설명하고 나서 나와 함께 유격수에서 펑고를 받았다. 내가 강 선수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은 땅볼이 왔을 때 전진하는 요령과 볼을 힘이 아닌 몸을 이용해서 던지는 방법이었다. 같이 펑고를 받는 동안 사실 나도 부담스럽긴 했지만 다행히도 실수가 나오지는 않았다. 펑고를 치면 앞쪽으로 가볍게 전진해서 바운드를 줄이고, 볼을 잡은 후에는 탄력을 이용해 1루로 송구하기 때문에 가벼운 힘으로 빠르고 정확한 포구와 송구가 가능했다. 강 선수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을 찾는 것인데 그를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연습 때 성공 체험을 보장하는 것이다. ‘성공은 자신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높이는 것은 계속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강심장을 만드는 심리훈련 책에서) 이렇게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찾도록 한 다음에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선수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파인 플레이를 하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수비는 누구나 잡을 수 있는 볼을 잡아서 편하게 아웃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투수들은 야수가 당연히 잡을 수 있는 볼을 놓쳤을 때 가장 많이 흔들린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볼인데’라는 잔상이 남기 때문에 갑자기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후부터 강 선수의 수비 모습이 바뀌기 시작했다. 제자리에서 볼을 잡다가 전진하기 시작했다. 말로는 쉽지만 막상 게임에서 몸으로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인데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강 선수는 타격 실력이 좋다. 상대 투수의 150㎞에 가까운 볼에도 위축되지 않으며 언제나 자기 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그리고 투 스트라이크 이후 변화구에 대처하는 모습은 나를 더욱 놀라게 만들었다. (4편으로)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이 종열
이 종열
SBS Sports 야구해설위원